카트만두 경작단 둘째날...
히말라야 새댁이 봄철 꽃가루 흩날리는 철을 맞이하여 알레르기로 기도 부어 응급실을 다녀 왔습니다.
검사를 해보니 한국 식물 72가지 알레르기 반응 입니다. 송화가루부터온갖 꽃가루가 마구마구 흩날리는 5월은 알레르기 환자가 특히 조심해야 할 계절이라…
생명을 유지함에 있어, 농작물은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또한 건강한 생명을 유지함에 있어 알레르기 과민 반응도 매우 조심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시골집에서 보내주신 토마토와 피망 모종을 들고, 인터넷에서 구입한 깻잎 모종도 들고, 폭우 대신 적당하게 내리는 빗속에 카트만두 경작단이 도시농업을 하는 청천농장으로 호미랑 꽃삽까지 야무지게 들고 향했습니다.
갖고 간 토종 팔도토란 심고, 종묘사에서 나온 자색 땅콩 심고, 시골집에서 보내주신 피망이랑 방울 토마토 심고, 쟁여 두었던 열무랑 자색 당근 심었습니다.
비오는 날 모종을 심으면 물도 따로 안 줘도 되고, 모종의 생존율도 올라 갑니다. 열을 지어 늘어선 피망과 토마토 모종을 보며, 아ㅡ 뿌듯 합니다. 텃밭 구역 통로에 터잡은 민들레 이파리도 왜 이리 이쁜지요.
다음 달 꽃가루 좀 덜 날리면 다시 카트만두 새댁 도시농부가 텃밭에 나온다니, 그때 새댁이 지난 번 심어 두었던 쐐기풀 레시피도 배울 수 있을 듯 합니다.
6월이 오고, 우리 경작단 멤버의 비염과 알레르기도 괜찮아졌으면 합니다.
대강대강 모종 심고 옆 밭도 살펴 보았는 데, 뉘 댁 텃밭인 지 모르오만, 완두 지주가 왜 이리 정갈하게 아름다운 것이오!!! 그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파머스 가든 아니오???
문득 인도의 대시인 까비르의 시가 생각납니다.
그대의 몸 안에
꽃들이 만발한 정원이 있네.
거기 연꽃 한 송이가
수천의 꽃잎을 매달고 있네.
그 수천의 꽃잎 위에 앉으라.
그 수천의 꽃잎 위에 앉아서
정원 이전에도
정원 이후에도
늘 피어있는 그 아름다움을 보라.
까비르는 인도의 유명한 수피즘 시인 입니다.
‘까비르'라는 단어 자체도 이슬람에서 ‘신'을 상징하는 단어이자,아랍어의 ‘크다, 거대하다'를 의미합니다.
힌두 집안에서 태어나 이슬람 가정에서 자라고, 마침내 힌두와 이슬람을 아우르며 세계인의 영성을 일깨우는 수많은 시를 남겼습니다.
우리 카트만두 경작단도 한국과 네팔의 도시농부가 만나 생명의 기쁨과 녹색의 아름다움을 일구어 갔으면 합니다. 수많은 이야기와 즐거움그리고 생명을 살찌우는 도시농업을 일구어 갔으면 합니다.